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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견례는 말 한마디보다 장소 하나로 분위기가 먼저 정해진다. 식당을 잘못 고르면 인사를 나누기도 전에 양가의 얼굴이 굳는다.
부모들은 대개 음식 맛이나 가격을 먼저 따진다. 하지만 두 집안이 처음 마주 앉는 자리에서는 얼마나 편하게 머물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장소를 고를 때 흔히 놓치는 기준을 순서대로 짚어 본다.
4위. 메뉴를 그 자리에서 고르게 한다
메뉴판을 펼쳐 놓고 서로 먼저 고르시라고 권하다 보면 첫 몇 분이 어색하게 흐른다. 비싼 것을 먼저 고르기도, 너무 싼 것을 고르기도 눈치가 보인다.
미리 코스를 정해 두면 이런 망설임이 사라진다. 예약할 때 못 드시는 음식을 양가에 물어 두면 대화는 음식이 아니라 사람에게로 향한다.
3위. 주차와 엘리베이터를 확인하지 않는다
식당에 도착하는 길도 상견례의 일부다. 주차할 곳을 찾아 골목을 돌거나 무릎이 불편한 어르신이 계단을 오르다 보면 앉기도 전에 지친다.
예약 전에 주차가 되는지, 엘리베이터가 있는지 한 번 물어보면 충분하다. 사소해 보여도 상대 집안은 그런 배려를 먼저 알아챈다.
2위. 우리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정한다
익숙한 동네 식당이 편하게 느껴지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상대가 먼 길을 와야 한다면 그 편안함은 한쪽만의 것이 된다.
양가의 중간쯤을 고르거나 사돈댁에서 가까운 곳을 먼저 제안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누가 더 멀리 왔는지 따지지 않게 만드는 것이 첫 만남의 예의다.
1위. 독립된 룸이 있는지 확인하지 않는다
옆 테이블 웃음소리가 들리고 직원이 수시로 오가는 홀에서는 속 깊은 이야기를 꺼내기 어렵다. 처음 만난 사이라 목소리를 높이기도 조심스러워, 정작 나눠야 할 말은 뒤로 밀린다.
문을 닫으면 양가만 남는 방이 있어야 비로소 긴장이 풀린다. 이름난 식당보다 조용한 방 하나가 더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상견례를 치러 본 사람은 안다.
상견례 식당은 우리 집이 대접받는 곳이 아니라 두 집안이 함께 편한 곳이어야 한다. 예약 전화를 걸기 전에 방, 거리, 주차, 메뉴 네 가지만 먼저 물어보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