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로하러 간 걸음이 오히려 환자를 지치게 할 수 있습니다. 반가운 얼굴이라도 준비 없이 들어서면 침대 위 사람은 웃으면서도 속으로 한숨을 쉽니다. 친구가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퇴근길에 과일 바구니 하나 사 들고 병원으로 향한 일, 누구나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마음은 고맙지만 병실 사정은 밖에서 생각하는 것과 다릅니다. 오늘은 병동에서 자주 보게 되는 병문안 행동 가운데 환자와 보호자를 오히려 곤란하게 만드는 세 가지를 순위대로 정리했습니다.
3위. 연락 없이 불쑥 찾아가기
병실 문을 열며 “지나가는 길에 얼굴이나 보려고 왔어”라고 하면 환자는 반가운 척 웃습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며칠째 감지 못한 머리와 헐렁한 환자복부터 신경 쓰입니다. 마침 검사를 앞둔 시간이었다면 그 반가움이 더 난감하게 느껴집니다.
입원 중에는 검사와 처치, 회진 일정이 하루에도 여러 번 바뀝니다. 면회 시간을 따로 정해 두거나 감염 관리 때문에 방문객 수를 제한하는 병원도 적지 않습니다. 가기 전에 보호자에게 먼저 연락해 괜찮은 시간을 묻고, 환자가 내키지 않아 하면 다음으로 미루는 편이 무난합니다.
2위. 꽃이나 음식 들고 가기
커다란 꽃바구니를 내밀며 “병실이 너무 삭막할 것 같아서”라고 하면 보호자는 고맙다고 받으면서도 이걸 어디에 둬야 할지부터 걱정합니다. 손수 만든 반찬이나 떡을 받은 환자는 먹지도 못하면서 마음만 무거워집니다.
생화는 감염 우려 때문에 병동 반입을 막는 병원이 많고, 좁은 병실에는 둘 자리도 마땅치 않습니다. 환자에 따라 식사 조절이나 금식이 필요한 경우도 있어서 음식은 결국 보호자가 처리해야 하는 일이 되기 쉽습니다. 물티슈나 생수처럼 바로 쓸 수 있는 것을 고르거나, 가까운 사이라면 작은 위로금 봉투를 건네는 경우도 많습니다.
1위. 오래 앉아 병세와 치료비 캐묻기
의자를 끌어다 앉아 “그래서 무슨 병이래? 수술비는 얼마나 나왔어?”라고 묻기 시작하면 환자는 이미 여러 번 한 이야기를 또 꺼내야 합니다. 보호자는 대답하면서도 이 손님이 언제쯤 일어설지 자꾸 시계를 보게 됩니다.
아픈 사람이 병명과 앞으로의 경과를 설명하는 일은 생각보다 기운이 많이 듭니다. 치료비는 가족끼리도 조심스러운 이야기라 다른 사람이 물으면 더 곤란합니다. 병세는 환자가 먼저 꺼내는 만큼만 듣고, 머무는 시간은 보통 30분을 넘기지 않는 편이 무난합니다. 그리고 “얼굴 봤으니 됐다, 푹 쉬어” 한마디를 남기고 일어서면 그것이 오히려 큰 위로가 됩니다.
병문안은 얼굴을 보여 주러 가는 자리이고, 오래 머무는 자리는 아닙니다. 미리 연락하기, 짐이 되지 않는 것 챙기기, 짧게 머물다 일어서기. 이 세 가지만 지켜도 환자는 다녀간 사람의 마음을 오래 고맙게 기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