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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하러 간 병문안인데 손님이 돌아간 뒤 환자가 더 앓아누웠다면 어떨까요. 좋은 마음으로 찾아가도 행동 하나 때문에 환자는 더 지칠 수 있습니다. 50대가 되면 친구나 친척, 직장 선후배가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는 일이 부쩍 잦아집니다. 과일 바구니를 챙겨 서둘러 병원으로 향하지만 환자에게는 반가움보다 피로가 먼저 남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환자는 아프다는 이유만으로 손님에게 싫은 내색을 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불편해도 웃으며 맞이하고, 손님이 떠난 뒤에야 지친 몸을 눕힙니다. 병문안에서 환자를 힘들게 하는 행동 3가지를 정리했습니다.
3위. 연락 없이 불쑥 찾아가기
병실 문을 열고 들어서며 “지나가는 길에 얼굴이나 보려고 들렀어”라고 웃으면 환자는 고맙다는 말부터 꺼냅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감지 못한 머리와 헝클어진 환자복, 침대 옆에 놓인 물건들이 먼저 신경 쓰입니다. 준비 없이 아픈 모습을 보였다는 사실이 내내 마음에 남습니다.
입원 중에는 검사나 처치 일정이 수시로 잡히고, 면회 시간과 인원을 정해 둔 병원도 많습니다. 찾아가기 전에 환자나 가족에게 먼저 연락해 괜찮은 날과 시간을 묻는 편이 무난합니다. 아직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고 하면 문자로 마음을 전하고 다음을 기약하면 됩니다.
2위. 병명과 예후를 꼬치꼬치 묻기
침대 곁에 앉자마자 “그래서 정확히 무슨 병이래? 수술은 잘된 거야?”라고 물으면 환자는 같은 설명을 또 되풀이해야 합니다. 이미 여러 사람에게 했던 이야기이고, 말할 때마다 진단받던 날의 불안이 되살아납니다. 걱정해서 묻는 줄 알면서도 시험을 치르는 기분이 듭니다.
병명이나 수술 결과, 앞으로의 경과는 환자가 남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사적인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대답하는 것 자체가 고통입니다. 환자가 먼저 꺼내는 만큼만 듣고, 묻고 싶다면 “식사는 좀 해?” 정도의 가벼운 안부에서 멈추는 편이 좋습니다.
1위. 오래 머무르며 큰 소리로 이야기하기
반가운 마음에 “우리가 언제 이렇게 얼굴 보겠어”라며 옛이야기를 늘어놓다 보면 한 시간이 금방 지나갑니다. 환자는 대화를 끊지 못해 맞장구를 치지만 수술 부위는 당기고 눈꺼풀은 무거워집니다. 커튼 너머 다른 환자들의 눈치까지 보느라 마음도 편할 리 없습니다.
입원 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휴식입니다. 다인실이라면 옆 침대 환자에게도 목소리가 그대로 전해집니다. 병문안은 길어도 30분을 넘기지 않는 편이 무난하고, 목소리는 낮추며, 환자가 피곤한 기색을 보이면 먼저 일어서는 것이 배려입니다. 못다 한 이야기는 퇴원 뒤 식사 자리에서 이어 가면 됩니다.
병문안은 내가 다녀왔다는 사실보다 환자가 위로를 받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미리 연락하고, 캐묻지 않고, 짧고 조용히 머물다 오면 손님이 떠난 뒤에도 환자의 마음은 한결 편안합니다. “와 줘서 고마워”라는 말이 진심으로 나오는 병문안은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