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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얼굴이 다녀간 뒤 환자가 오히려 앓아눕는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위로하러 간 발걸음이 회복을 늦추는 짐이 되는 일은 생각보다 흔합니다. 입원 소식을 들으면 일단 병원부터 찾게 되지만, 병실 안 사정은 밖에서 짐작하는 것과 다를 때가 많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병문안 갈 일이 잦아지고, 익숙해진 만큼 놓치는 부분도 생깁니다. 환자와 가족이 웃으며 배웅하고도 속으로 한숨 쉬게 되는 행동 세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3위. 연락 없이 찾아가 한참을 머무는 행동
놀라게 해 주고 싶은 마음에 병실 문을 열며 “근처 온 김에 얼굴이나 보려고 들렀어”라고 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환자는 반갑게 맞지만, 속으로는 씻지 못한 얼굴과 흐트러진 환자복이 신경 쓰입니다. 검사 시간이 다가와도 말을 꺼내지 못한 채 손님이 언제 일어설지만 헤아리게 됩니다.
입원한 환자는 짧은 대화에도 쉽게 지칩니다. 방문 전에 환자나 보호자에게 연락해 편한 시간을 묻는 편이 무난합니다. 병원마다 면회 시간과 인원을 제한하는 경우도 많으니 함께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머무는 시간은 보통 20~30분 정도면 충분하고, 환자가 피곤해 보이면 그보다 일찍 일어서도 됩니다.
2위. 병세를 캐묻고 남의 투병과 견주는 말
침대 곁에 앉자마자 수술은 몇 시간 걸렸는지, 수치는 어떤지 묻다가 “우리 처남도 같은 병이었는데 금방 털고 일어나더라”며 말을 잇는 경우가 있습니다. 환자는 ‘나는 왜 이렇게 더딘가’ 하는 조바심이 듭니다. 반대로 경과가 나빴던 사람 이야기를 들으면 그날 밤 내내 불안이 따라붙습니다.
같은 병명이라도 진행 정도와 치료 방법, 몸 상태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남의 경과를 기준으로 삼는 말은 격려보다 비교의 잣대가 되기 쉽습니다. 병세는 환자가 먼저 꺼내는 만큼만 듣고, “얼굴 보니 마음이 놓인다” 정도의 짧은 인사로 대신하는 편이 낫습니다.
1위. 먹을 것을 들고 가고 병실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행동
빈손이 민망해 과일이나 떡을 챙겨 가서 “이거라도 먹어야 기운 차리지”라며 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환자는 수술 전후로 금식 중이거나, 당뇨나 신장 질환 때문에 음식을 가려야 하는 처지일 수 있습니다. 고마운 마음과 별개로 처치 곤란한 짐을 떠안게 되는 셈입니다. 반가운 마음에 목소리까지 커지면 커튼 하나 사이에 누운 옆 환자들의 눈치도 고스란히 환자 몫이 됩니다.
환자의 식이 상황을 모른다면 음식은 들고 가지 않는 편이 무난합니다. 외부 음식 반입을 제한하는 병원도 있습니다. 마음을 표하고 싶다면 보호자에게 필요한 물품을 묻거나 형편에 맞게 봉투로 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인실에서는 목소리를 낮추고, 길어질 이야기는 휴게실로 옮겨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병문안은 얼굴을 보여 주는 일보다 환자가 편히 쉬도록 돕는 일에 가깝습니다. 미리 묻고 짧게 머물며, 병세를 캐묻지 않고, 먹을 것과 목소리를 조심하는 것만으로도 다녀간 자리가 한결 가벼워집니다. 환자가 오래 기억하는 것은 곁에 앉아 있던 시간이 아니라 돌아서며 건넨 따뜻한 한마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