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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가 내민 첫 월급 봉투를 혹시 받자마자 열어 보셨습니까? 고맙다는 말보다 액수 이야기가 먼저 나왔다면 조카는 그날 서운한 마음으로 돌아갔을 수 있습니다. 취업한 조카가 명절이나 생일에 쭈뼛거리며 봉투를 건네는 순간은 어른에게도 낯섭니다. 받아 본 일이 드물다 보니 반가운 마음에 말이 앞서고, 그 말이 엉뚱한 쪽으로 새기 쉽습니다.
오늘은 조카에게 용돈을 받을 때 어른들이 흔히 하는 실수를 순위별로 정리했습니다. 받는 쪽의 태도를 조금만 다듬어도 조카가 다음에 또 기꺼이 찾아옵니다.
3위. 받자마자 더 큰 돈으로 돌려주기
봉투를 받아 들자마자 지갑을 열어 “너 쓸 데 많을 텐데 이건 도로 가져가라”며 더 두툼한 돈을 쥐여 주는 어른이 있습니다. 어른은 아끼는 마음에서 한 일이지만, 조카는 ‘내 성의가 받을 만한 게 못 됐나’ 싶어 머쓱해집니다.
첫 월급에서 떼어 온 돈은 액수보다 ‘이제 나도 어른 노릇을 한다’는 표시에 가깝습니다. 그 자리에서 돌려주면 그 마음까지 같이 돌려보내는 셈이 됩니다. 챙겨 주고 싶다면 오늘은 고맙게 받아 두고, 날을 달리해 밥 한 끼를 사거나 다음 명절에 자연스럽게 마음을 보태는 편이 무난합니다.
2위. 다른 조카나 남의 자식과 견주기
“큰집 민호는 첫 월급 타서 할머니 안마의자를 해 드렸다더라” 같은 말은 칭찬하려다 나왔어도 비교로 들립니다. 조카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지만 속으로는 ‘내 봉투가 모자랐구나’ 하고 받아들입니다.
직장마다 월급이 다르고 사는 형편도 다릅니다. 갓 사회에 나온 사람은 월세와 교통비만 내고 나도 빠듯한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사람 이야기는 아예 꺼내지 말고, 눈앞의 조카가 건넨 마음에만 대답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1위. 그 자리에서 봉투를 열고 액수를 말하기
봉투를 받자마자 열어 지폐를 세어 보고는 “어이구, 생각보다 많이 넣었네” 하고 소리 내어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른은 반가워서 한 말이어도, 조카는 친척들 앞에서 액수가 드러난 것이 민망하고 혹시 다른 뜻이 섞인 건 아닌지 신경이 쓰입니다.
봉투는 두 손으로 받고 “첫 월급 받느라 애썼다, 고맙다” 한마디와 함께 그대로 넣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열어 보는 일은 조카가 돌아간 뒤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여러 친척이 모인 자리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액수에 관한 말은 좋은 뜻이라도 꺼내지 않는 쪽이 낫습니다.
조카에게 용돈을 받는 날은 어른이 조카를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 인정해 주는 날이기도 합니다. 크게 반기거나 무언가를 얹어 주지 않아도 됩니다. 봉투를 받아 들고 고맙다고, 잘 쓰겠다고 말해 주면 충분합니다. 그 한마디가 조카에게는 첫 월급보다 오래 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