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WN 뉴스 · 2026.10.31 09:36

“고희는 벌써 십 년 전인데..” 예절 전문가가 꼽은 칠순·팔순 잔치 봉투 절대 금지 표기 4가지

팔순 잔치에 ‘고희’라고 적은 봉투를 냈다고? 받은 가족은 웃으며 넘기지만, 그 봉투 한 장은 잔치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이야깃거리로 남는다.

축하하러 가는 길에 봉투를 급히 쓰다 보면 손에 익은 글자만 적게 된다. 칠순, 팔순 잔치에서 자주 나오는 표기 실수 네 가지를 정리했다.

4위. 단체로 내면서 이름을 줄줄이 늘어놓은 경우

동창들이 돈을 모아 한 봉투로 낼 때 “다들 이름 다 써 넣자”는 말이 나오곤 한다. 뒷면에 여덟 명의 이름이 빼곡히 들어찬 봉투를 받은 가족은 고마우면서도 누구 이름을 어떻게 기록해야 할지 잠시 막막해진다.

이름은 보통 뒷면 왼쪽 아래에 세로로 적는 경우가 많다. 여럿이 함께 낼 때는 대표자 이름 뒤에 ‘외 ○명’을 붙이거나 ‘○○동창회 일동’처럼 모임 이름을 쓰는 편이 무난하다. 함께한 사람을 모두 알리고 싶다면 작은 종이에 명단을 따로 적어 봉투 안에 넣으면 된다.

3위. 결혼식용 인쇄 봉투를 그대로 가져간 경우

“집에 있던 봉투 아무거나 챙겼어”라며 내민 봉투 앞면에 ‘祝 結婚’이 찍혀 있는 일이 있다. 접수를 보던 자녀는 손이 잠깐 멈추고, 바쁜 와중에 대충 챙겨 온 축하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앞면 가운데에는 ‘祝 壽宴(축 수연)’처럼 장수 잔치를 축하하는 뜻을 적는 경우가 많다. 나이에 맞춰 ‘祝 古稀’, ‘祝 傘壽’로 써도 된다. 한자가 자신 없다면 흰 봉투에 ‘축 칠순’, ‘축 팔순’처럼 한글로 또박또박 쓰는 편이 오히려 깔끔하다.

2위. 나이에 맞지 않는 이름을 쓴 경우

팔순 잔치에서 봉투를 정리하던 자녀가 “아버지 고희는 벌써 십 년 전인데..”라고 혼잣말을 한다. 봉투를 낸 사람은 모르고 지나가지만, 가족에게는 주인공 나이도 모르고 온 손님으로 기억된다.

장수 잔치의 이름은 나이마다 다르다. 만 예순 살 생일은 회갑(환갑), 일흔은 고희나 칠순, 여든은 산수나 팔순, 여든여덟은 미수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헷갈린다면 한자 이름을 고집하지 말고 숫자가 바로 보이는 ‘축 팔순’을 쓰는 편이 안전하다.

1위. 건강을 걱정하는 문구를 덧붙인 경우

정성을 더하고 싶은 마음에 봉투에 “이제라도 건강 잘 챙기세요”라고 적는 사람이 있다. 쓴 사람은 걱정을 담았지만, 주인공은 그 문장을 읽고 자신이 아픈 사람, 남은 날을 세는 사람으로 보였나 싶어 마음이 가라앉는다.

장수 잔치는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아온 날을 축하하는 자리다. ‘이제라도’, ‘마지막 잔치’처럼 끝을 떠올리게 하는 말은 덕담이라도 피하는 편이 낫다. 한 줄을 더 쓰고 싶다면 ‘만수무강을 빕니다’, ‘늘 강녕하십시오’처럼 앞으로의 날을 축복하는 말이 무난하다.

잔치 봉투는 앞면에 축하의 뜻을, 뒷면에 이름을 반듯하게 적으면 충분하다. 나이 이름이 헷갈리면 숫자로 쓰고, 덕담은 걱정보다 축복하는 말로 고르면 된다. 봉투보다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주인공의 손을 잡고 건네는 축하 한마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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