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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빈집을 아직 그냥 두고 계신가요?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는 그 시간이 형제 사이를 가장 먼저 갈라놓습니다. 부모님이 요양원에 들어가시면 집은 그대로인데 드나드는 사람만 사라집니다. 현관 앞에 우편물이 쌓이고 고지서가 몇 장 날아온 뒤에야 누군가 이 집을 어떻게 할지 묻습니다.
이때 한 사람이 서둘러 결정하면 돈 문제보다 마음이 먼저 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님 빈집을 두고 형제가 먼저 맞춰 두어야 할 세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3위. 빈집 관리비와 공과금
가까이 사는 자녀가 몇 달째 고지서를 대신 내다가 “일단 내가 냈어, 나중에 정리하자”라고 말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다른 형제는 고맙다고 하면서도 속으로 얼마를 보태야 하는지 셈부터 합니다. 낸 사람은 아무도 먼저 묻지 않는다며 서운해합니다.
빈집이라도 관리비와 전기·수도 기본요금은 계속 나오고, 겨울에는 동파를 막으려고 난방을 약하게 켜 두기도 합니다. 금액이 작다고 미루면 1년 뒤에는 누가 얼마를 냈는지 정확히 기억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처음부터 부모님 통장에서 낼지 형제가 나눠 낼지 정하고, 자동이체 계좌를 하나로 모아 두는 편이 무난합니다.
2위. 매각·임대 수익의 쓰임과 기록
집을 팔거나 세를 놓은 돈을 맡은 자녀가 “요양비로 잘 쓰고 있으니 걱정 마”라고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형제들은 믿고 싶으면서도 남은 돈이 어디에 있는지 묻지 못하고 속으로 의심을 키웁니다.
이 돈은 형제 누구의 돈도 아니고 부모님의 돈입니다. 부모님 명의 통장으로 받고, 요양원비와 병원비, 간병 물품에 언제 얼마를 썼는지 영수증과 함께 적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몇 달에 한 번 통장 내역을 형제들이 함께 보면 서로 캐묻지 않아도 됩니다. 훗날 상속을 정리할 때 다툼을 줄여 주는 것도 결국 이 기록입니다.
1위. 팔지, 비워둘지, 세놓을지 정하는 순서
맏이가 “어차피 다시 못 들어가실 텐데 빨리 파는 게 낫지”라고 꺼내면 동생들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부모님을 벌써 정리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추억 때문에, 혹은 집값 때문에 저마다 다른 생각을 품고 있기도 합니다.
먼저 집이 아직 부모님 명의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부모님이 뜻을 밝히실 수 있다면 그 뜻부터 여쭙고, 판단이 어려우시다면 성년후견 같은 절차를 알아봐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다음 매달 드는 요양비를 부모님 연금과 예금으로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따져 봅니다. 당장 돈이 급하지 않다면 몇 달 비워 두고 관리하면서 임대와 매각을 비교해도 늦지 않습니다.
부모님 집은 형제 모두에게 돈 이상의 의미가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결정했느냐보다 어떻게 결정했느냐가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누가 내고, 어떻게 쓰고, 언제 팔지를 한자리에서 정해 적어 두면 집은 비어도 형제 사이에는 빈자리가 생기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