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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끓일 국거리를 아침에 꺼내 식탁 위에 올려 두는 집이 많다. 그 몇 시간 동안 고기 겉면은 이미 세균이 불어나기 좋은 온도에 머문다. 속은 아직 돌처럼 단단한데 바깥만 미지근해진다. 눈으로는 알아차리기 어려운 시간이다.
해동은 귀찮은 준비 단계처럼 보인다. 하지만 고기 맛과 위생이 함께 갈리는 자리다. 시간이 넉넉할 때와 급할 때 고를 수 있는 방법이 있고, 녹인 뒤에도 지켜야 할 일이 하나 있다. 이를 순서대로 짚어 본다.
3위. 급할 때는 밀봉한 채 찬물에 담근다
갑자기 손님이 오거나 전날 꺼내 두는 것을 깜빡했다면 찬물이 가장 무난하다. 고기를 새지 않는 봉지에 넣고 공기를 뺀 뒤 물에 잠기도록 담그면 된다. 물은 공기보다 열을 빨리 전한다. 그래서 실온에 둘 때보다 고르고 빠르게 녹는다.
다만 미지근한 물이나 뜨거운 물을 쓰면 겉만 익고 세균이 자라기 쉽다. 물은 30분쯤마다 갈아 차갑게 유지한다. 다 녹은 고기는 미루지 말고 바로 조리하는 것이 순서다. 봉지가 새면 물이 스며 맛이 빠지니 한 겹 더 감싸 두는 편이 낫다.
2위. 전날 냉장실로 옮겨 천천히 녹인다
가장 안전하고 맛도 덜 상하는 방법은 하루 전에 냉장실로 옮기는 것이다.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녹으면 육즙이 덜 빠져나가 익혔을 때 퍽퍽함이 줄어든다. 덩어리가 두꺼우면 하루가 넘게 걸리기도 한다. 그럴 때는 끼니 계획을 조금 앞당겨 세우면 된다.
녹는 동안 핏물이 떨어질 수 있으니 접시에 받쳐 냉장실 맨 아래 칸에 둔다. 위 칸에 두면 핏물이 아래 반찬 위로 흘러 다른 음식까지 오염시킨다. 접시 하나가 냉장고 전체의 위생을 지킨다.
1위. 한 번 녹인 고기는 다시 얼리지 않는다
남은 고기가 아까워 다시 냉동실에 넣는 일은 흔하다. 하지만 얼고 녹기를 되풀이하면 얼음 결정이 고기 조직을 망가뜨린다. 그러면 육즙이 빠지고 식감이 푸석해진다. 녹는 동안 늘어난 세균은 얼려도 죽지 않고 잠시 멈출 뿐이다. 다시 녹이면 그만큼 많은 수에서 다시 불어나기 시작한다.
특히 찬물에서 녹인 고기는 다시 얼리지 말고 그날 모두 조리하는 것이 맞다. 처음부터 한 끼 분량씩 나눠 얼려 두면 꺼낸 만큼만 녹이게 되어 남는 고기가 줄어든다. 그래도 남았다면 익힌 뒤에 보관하는 편이 낫다.
해동에는 사람의 조급함과 여유가 그대로 드러난다. 서두르면 맛과 위생을 함께 잃고, 하루 앞을 내다보면 둘 다 지킨다. 오늘 냉동실을 열었다면 내일 쓸 고기 한 덩이를 냉장실로 옮겨 두는 일부터 시작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