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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외출한 틈에 짐을 내다 버리면 큰일 납니다. 깨끗해진 거실을 보고 고맙다는 말 대신 몇 달씩 자식 전화를 받지 않는 부모님도 있습니다.
자녀 눈에는 낡은 짐이지만 부모님에게는 수십 년을 함께한 살림입니다. 좋은 마음으로 시작한 정리가 서운함으로 끝나지 않도록, 도우러 간 자녀가 특히 조심해야 할 행동 세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3위. 하루에 몰아서 끝내려고 서두르기
휴가를 하루 내고 왔으니 오늘 안에 끝내자는 생각에 “엄마, 이건 그냥 다 내놓을게요”라며 상자째 들고 나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모님은 고를 틈도 없이 밀려나는 기분이 들고, 내 집에서 내가 손님이 된 것 같다고 느낍니다.
물건마다 얽힌 기억을 떠올리고 마음을 정하는 데는 생각보다 시간이 걸립니다. 서랍 하나, 베란다 한쪽처럼 범위를 작게 잡고 여러 번 나눠 찾아가는 편이 무난합니다. 그날 정리한 만큼만 함께 확인하고 다음 날짜를 정해 두면 부모님도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2위. 물건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말
옷장을 열자마자 “이거 다 쓰레기잖아요, 누가 이걸 입어요”라는 말부터 나오기 쉽습니다. 자녀는 정리를 서두르자는 뜻으로 한 말이지만 부모님은 그 옷을 입고 다니던 자신의 지난 시간까지 하찮게 여겨졌다고 받아들입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부모님은 오히려 하나라도 더 지키려고 움켜쥐게 됩니다. 판단은 부모님께 맡기고 “이 옷은 언제 입으셨어요?”처럼 사연을 묻는 편이 낫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남길 것과 보낼 것을 부모님 스스로 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1위. 부모님이 없는 사이에 몰래 버리기
말리실 게 뻔하니 병원 가신 날 해치우자며 형제끼리 짐을 실어 내는 일이 있습니다. 돌아온 부모님이 텅 빈 수납장 앞에서 “내 물건 다 어디 갔냐”고 물을 때, 그 말에는 서운함보다 큰 배신감이 담겨 있습니다.
부모님에게는 물건을 잃은 것보다 내 의견을 묻지도 않았다는 사실이 더 오래 남습니다. 이런 일을 한 번 겪으면 그 뒤로는 자녀가 집에 오는 것 자체를 경계하기도 합니다. 버릴지 애매한 물건은 상자 하나에 따로 모아 두고 몇 주 뒤 함께 다시 열어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동안 한 번도 찾지 않았다면 부모님도 비교적 편하게 내려놓습니다.
부모님 집 정리를 돕는 목적은 집을 비우는 데 있지 않고 부모님이 지금 사는 공간에서 더 편하게 지내시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속도가 조금 느려도 부모님이 직접 고르고 정했다면 그 정리는 잘된 것입니다.
짐이 얼마나 줄었는지보다 그 과정에서 부모님이 존중받았다고 느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다음에 본가에 갈 때는 쓰레기봉투보다 물어볼 말을 먼저 챙겨 가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