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님이 우리 아이 손에 20만 원을 쥐여 줬다면 다음 명절에 똑같이 20만 원을 돌려주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바로 그 계산이 형제 사이를 조용히 서먹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명절이나 아이 입학 같은 날 형제가 내 자녀에게 용돈을 주면 고마우면서도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받은 쪽에서 어떻게 답하느냐에 따라 그 돈은 정으로 남기도 하고 빚처럼 남기도 합니다. 오늘은 용돈을 받은 부모가 흔히 하는 답례 실수를 정리했습니다.
3위. 아이 대신 부모가 인사를 넘기는 경우
봉투를 받은 아이가 머뭇거리면 부모가 웃으며 “애가 낯을 가려서요, 제가 대신 고맙다고 할게요”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준 사람은 괜찮다며 손을 젓지만, 아이 얼굴을 보고 고맙다는 말 한마디 듣고 싶었던 마음은 허전하게 남습니다.
용돈은 어른끼리 오가는 돈이 아니라 아이에게 건넨 마음입니다. 부모가 인사를 대신하면 아이는 누가 자신을 챙겨 줬는지 모르고 지나갑니다. 그 자리에서 아이가 직접 인사하게 하고, 며칠 뒤 짧은 전화나 문자를 한 번 더 보내게 하는 편이 무난합니다. 어린아이라면 그림 한 장이어도 충분합니다.
2위. 받은 사실을 배우자와 나누지 않는 경우
남편의 형이 아이에게 용돈을 줬는데 남편이 별일 아니라며 아내에게 말하지 않는 일이 있습니다. 몇 달 뒤 모임에서 아주버님이 “지난번 준 건 애가 잘 썼나?” 하고 물으면 아내는 처음 듣는 이야기에 당황합니다. 아주버님은 그동안 아무 인사가 없었던 이유를 나름대로 짐작하게 됩니다.
배우자가 모르면 인사를 챙길 수도 없고, 처가와 시댁 조카를 챙길 때 균형을 맞출 수도 없습니다. 이런 일이 쌓이면 ‘우리 쪽만 늘 챙긴다’는 서운함이 엉뚱한 자리에서 터지기 쉽습니다. 받은 날 저녁에 누가 얼마를 줬는지 배우자에게 알리고, 인사와 답례를 누가 맡을지 정해 두면 됩니다.
1위. 받은 금액을 그대로 계산해 돌려주는 경우
20만 원을 받고 다음 명절에 형님 아이에게 정확히 20만 원을 건네며 “지난번에 주셨으니까요”라고 덧붙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돌려준 쪽은 도리를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형님은 ‘내가 준 게 갚아야 할 빚이었나’ 싶어 마음이 식습니다.
금액을 맞춰 바로 돌려주면 정이 셈으로 바뀝니다. 형님도 다음부터는 또 돌려받을 것을 알기에 용돈을 건네기가 부담스러워집니다. 답례는 시기와 방식을 달리하는 편이 무난합니다. 조카 생일이나 입학처럼 챙길 일이 생겼을 때 형편에 맞게 마음을 전하면 되고, 금액이 꼭 같을 필요는 없습니다. 형님 내외에게 식사를 한 번 대접하거나 아이가 그 돈을 어디에 썼는지 전해 드리는 것도 좋은 답례가 됩니다.
형제가 준 용돈은 갚을 돈이 아니라 받은 마음입니다. 아이가 직접 고맙다고 말하게 하고, 배우자와 받은 사실을 나누고, 돌려줄 때는 금액보다 때를 고르면 용돈 때문에 형제 사이가 멀어질 일은 거의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