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것에서 벗어나라..” 법정 스님이 말한 늙어서 버려야 할 것 3가지

나이가 들수록 집은 넓어지지 않는데 짐은 늘어난다. 언젠가 쓸 것 같아 둔 물건, 끊지 못한 모임, 내려놓지 못한 자존심이 하나둘 쌓인다. 젊을 때는 더 갖는 것이 삶을 채우는 일이라 여겼는데, 어느 순간 그 채움이 오히려 어깨를 무겁게 누르고 있음을 알게 된다. 몸은 가벼워지기를 원하는데 마음은 여전히 무언가를 붙들고 있는 것이다.

승려이자 수필가인 법정 스님은 『산에는 꽃이 피네』에서 이렇게 말한다. “행복의 척도는 필요한 것을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가다.” 이 문장은 행복을 재는 자를 바꾸어 놓는다. 얼마나 쌓았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덜어냈는지를 보라는 것이다. 그의 가르침에 비추어, 나이 들어 삶을 가볍게 하기 위해 내려놓을 만한 것들을 차례로 살펴본다.

3위 – 쓰지 않는 물건

장롱 깊숙한 곳에는 몇 해째 입지 않은 옷이 걸려 있고, 찬장에는 손님이 오면 쓰겠다던 그릇이 그대로 쌓여 있다. 버리자니 아깝고 두자니 자리만 차지한다. 그렇게 미루는 사이 물건은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물건을 지키며 사는 꼴이 된다.

물건 하나하나는 가볍지만 그것을 관리하는 마음은 결코 가볍지 않다. 정리할 것이 많으면 집에 있어도 쉬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 쓰지 않는 물건을 내보내는 일은 공간을 비우는 일이기도 하지만 신경 쓸 거리를 하나씩 줄이는 일이기도 하다.

2위 – 지나간 시절의 체면

한때의 직함, 한때의 형편, 한때의 평판은 시간이 지나도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경조사 봉투의 두께를 남의 눈에 맞추고, 형편에 넘치는 자리를 굳이 지키려 하는 것도 그 체면 때문이다. 남이 나를 어떻게 볼지 계산하는 동안 정작 지금의 나는 뒷전으로 밀린다.

체면은 손에 잡히지 않는 짐이라 버리기가 더 어렵다. 그러나 그것이 지켜주는 것은 대개 지나간 나의 모습일 뿐이다.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가르는 자리에서 체면은 생각보다 자주 불필요한 쪽에 놓인다.

1위 – 더 가지려는 마음

물건을 비우고 체면을 내려놓아도 다시 무언가를 채우려는 마음이 남아 있으면 집은 금세 다시 찬다. 하나를 버리면 둘을 들이고, 비운 자리를 견디지 못해 또 다른 것으로 메운다. 짐의 뿌리는 결국 물건이 아니라 더 가져야 안심이 되는 마음에 있다.

법정 스님의 말을 다시 읽어보면 그가 겨누는 곳도 여기에 닿아 있다. 행복을 많이 가진 데서 찾는 한, 아무리 많이 가져도 충분하다는 느낌은 오지 않는다. 더 가지려는 마음을 조금 내려놓을 때 비로소 이미 가진 것들이 제 무게만큼 보이기 시작한다.

버리는 일은 거창한 결심으로 시작되지 않는다. 오늘 서랍 하나만 열어보면 된다. 그 안에서 지난 일 년 동안 한 번도 손대지 않은 물건 하나를 꺼내 내놓는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하나를 내보낸 뒤 그 빈자리를 며칠 그대로 두고 지켜본다. 아무것도 아쉽지 않다면, 그 서랍은 이미 조금 가벼워진 삶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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