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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에 다녀온 날, 이상하게 마음이 허전할 때가 있지요. 분명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를 실컷 나누었는데, 돌아오는 길에는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만 떠오릅니다. 정작 친구가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는 제대로 듣지 못한 것 같아 마음 한구석이 서운해지곤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할 말은 많아지고 들을 여유는 줄어드는 것, 많은 분이 한 번쯤 느껴 보셨을 일입니다.
소통 전문가이자 강연가로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전해 온 김창옥 씨는 강연과 저서에서 “말을 잘하는 사람보다 잘 듣는 사람이 더 매력적이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우리는 흔히 호감을 얻으려면 재치 있게 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여는 힘은 오히려 귀에서 나온다는 뜻이지요. 그의 가르침에 비추어, 우리 삶에서 호감을 부르는 대화 태도를 네 가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4위 – 끝까지 기다리는 인내
상대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아, 그거 나도 알아” 하고 끼어든 적이 있으실 겁니다. 악의는 없었겠지만, 말을 끊긴 사람은 자신이 존중받지 못했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이야기의 결론보다 끝까지 들어 주었다는 경험이 더 오래 남는 법이지요.
상대의 말이 조금 느리거나 돌아가더라도 마지막 문장까지 기다려 보시길 권합니다. 그 몇 초의 기다림이 “이 사람은 내 말을 귀하게 여기는구나” 하는 신뢰로 돌아옵니다.
3위 – 조언을 아끼는 절제
살아온 세월이 길수록 남의 고민에 해답부터 주고 싶어집니다. 경험에서 우러난 조언은 분명 값진 것이지요. 그러나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이 늘 해결책을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누군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클 때가 많습니다.
조언이 떠오르더라도 한 번은 삼켜 보시면 어떨까요. “그래서 어떻게 하고 싶으세요?” 하고 상대에게 먼저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대화의 온도가 달라집니다. 조언은 상대가 청할 때 건네도 늦지 않습니다.
2위 – 눈과 몸으로 하는 맞장구
잘 듣는다는 것은 귀만 여는 일이 아닙니다.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상대 쪽으로 몸을 조금 기울이고, 눈을 맞추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까지가 듣기이지요. 말 한마디 하지 않아도 이런 태도는 “당신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라는 분명한 신호가 됩니다.
“그랬구나”, “저런, 많이 힘드셨겠어요” 같은 짧은 맞장구도 큰 힘이 있습니다. 화려한 말솜씨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진심 어린 끄덕임 하나가 어떤 명언보다 따뜻하게 전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1위 – 말 너머의 마음을 알아주는 귀
가장 깊은 듣기는 말 속에 담긴 마음까지 헤아리는 것입니다. 자녀가 “요즘 회사가 좀 바빠요”라고 할 때, 그 말 뒤에는 지친 마음이나 걱정이 숨어 있을지 모릅니다. 배우자의 사소한 투정 뒤에도 외로움이 자리하고 있을 수 있지요.
잘 듣는 사람이 매력적인 이유는 결국 상대가 ‘이해받았다’고 느끼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자신을 알아주는 이에게 마음을 열고, 그 곁에 오래 머물고 싶어 합니다. 말의 내용뿐 아니라 그 말을 하는 사람의 마음에 귀를 기울일 때, 우리는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됩니다.
듣는 일은 거창한 기술이 아닙니다. 오늘 하루 안에 누구와든 대화를 나누게 되신다면, 상대가 말을 마친 뒤 바로 내 이야기를 꺼내지 말고 “그래서 그다음엔 어떻게 됐어요?” 하고 한 번만 되물어 보시길 권합니다.
그 짧은 질문 하나에 상대의 얼굴이 환해지는 것을 보게 되실 겁니다. 그 작은 경험이 쌓이면 우리의 대화도, 우리의 삶도 조금씩 더 따뜻해지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