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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비나 경조사비를 바로 꺼내 쓰려고 집에 현금을 조금씩 모아 두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은행 가는 길이 번거로워지는 나이가 되면 손 닿는 곳에 돈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놓인다.
그런데 집에 둔 돈은 생각보다 쉽게 사라진다. 누가 가져가기도 하고, 상해서 쓸 수 없게 되기도 하고, 둔 사람조차 잊어버리기도 한다. 흔히 저지르는 실수 세 가지를 짚어 본다.
3위. 얼마를 언제 넣었는지 적어 두지 않는 것
현금을 조금씩 넣고 빼다 보면 지금 얼마가 남았는지 금방 흐려진다. 액수가 맞지 않아도 내가 쓴 것인지 누가 손을 댄 것인지 가릴 방법이 없다. 이런 의심은 돈보다 가족 사이를 먼저 상하게 한다.
넣고 꺼낼 때마다 날짜와 금액을 짧게 적어 두면 된다. 이 기록은 돈과 다른 곳에 보관해야 한다. 함께 두면 돈이 없어질 때 기록도 같이 없어진다. 믿을 만한 가족 한 사람에게는 기록이 어디 있는지 알려 두는 것이 좋다.
2위. 얇은 종이봉투에 담아 그대로 두는 것
종이봉투는 습기를 그대로 빨아들인다. 장마철을 몇 번 넘기면 지폐가 눅눅해지고 곰팡이가 피거나 서로 들러붙는다. 불이 나면 가장 먼저 타는 것도 종이다.
지폐는 지퍼가 달린 비닐에 한 번 담은 뒤 단단한 통에 넣어 두는 편이 낫다. 습기 찬 벽 쪽이나 물 쓰는 곳 가까이는 피한다. 가끔 꺼내 상태를 살피는 일도 관리에 포함된다.
1위. 누구나 먼저 뒤져 보는 자리에 숨기는 것
장롱 깊숙한 곳, 쌀통 바닥, 침대 매트리스 아래는 숨긴 사람에게만 비밀스러운 자리다. 많은 사람이 같은 생각을 하기 때문에, 집에 들어온 도둑이 가장 먼저 열어 보는 곳도 바로 그런 자리다.
그렇다고 너무 기발한 곳에 두면 정작 본인이 찾지 못하거나, 짐을 정리하던 가족이 모르고 버리기도 한다. 숨기는 솜씨보다 중요한 것은 집에 두는 돈의 양 자체를 줄이는 일이다.
집에는 당장 쓸 만큼만 두고, 큰 금액은 예금으로 옮기는 것이 원칙이다. 은행에 맡긴 돈은 도난과 화재, 습기 걱정을 덜 수 있고, 들고 난 내역도 저절로 남는다.
오늘 할 일은 하나다. 집에 있는 현금을 세어 보고, 쓸 만큼만 남긴 뒤 나머지는 통장에 넣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