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WN 뉴스 · 2026.10.28 07:09

“혼자 먹는다고 대충 때우면 몸이 먼저 무너집니다..” 생활지원사가 꼽은 배우자 보낸 첫해를 버텨낸 사람들의 공통점 3가지

배우자를 보낸 첫해에 먼저 무너지는 것은 마음이 아니다. 밥때와 잠때, 생활의 시계가 먼저 멈춘다. 장례를 치르고 손님들이 돌아가면 식탁에는 수저 한 벌만 남는다. 아침인지 점심인지 모르게 하루가 지나가고, 해가 지면 텔레비전 소리만 빈집을 채운다.

홀로 사는 어르신 댁을 오래 드나든 생활지원사들은 그 첫해를 무사히 넘긴 분들에게 닮은 점이 있다고 말한다. 대단한 결심을 한 것이 아니었다. 하루와 일주일 사이에 작은 말뚝을 박아 두었을 뿐이다. 그 공통점을 세 가지로 추렸다.

3위. 일주일에 한 번, 꼭 나갈 날을 정해 두었다

이웃이 복지관 노래교실에 같이 가자고 하면 “아직은 사람 만날 기분이 아니에요”라고 사양하게 된다. 말하는 쪽은 조심스럽게 거절했다고 여긴다. 하지만 듣는 이웃은 속으로 ‘내가 너무 일찍 권했나’ 싶어 다음에 다시 말을 꺼내기를 망설인다. 그렇게 한두 번 지나가면 더는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없다.

기분이 나아지면 나가겠다고 미루면 그날은 좀처럼 오지 않는다. 그래서 요일과 시간을 먼저 정해 두는 편이 낫다. 화요일 오전 복지관 수업이나 금요일 오후 시장 보기처럼, 기분과 상관없이 몸이 먼저 나서는 날 하나면 된다. 거창한 모임일 필요는 없다. 대문 밖에서 누군가와 눈인사를 나누는 일만으로도 일주일에 기둥이 하나 선다.

2위. 매일 같은 시간, 한 사람과 통화하기로 약속했다

자녀들은 흔히 “엄마,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 전화해”라고 말한다. 진심에서 나온 말이다. 그런데 듣는 어머니는 속으로 ‘바쁜 애한테 무슨 일로 전화를 하나’ 하며 휴대전화를 내려놓는다. ‘언제든’이라는 말은 결국 아무 때도 아닌 말이 되기 쉽다.

잘 견딘 사람들은 통화 시간을 아예 박아 두었다. 저녁 여덟 시에는 큰딸, 아침 아홉 시에는 오랜 친구 하는 식으로 정해 두면 거는 쪽도 받는 쪽도 용건을 찾을 필요가 없다. “밥은 먹었어?” “오늘은 뭐 했어?” 몇 마디로 끝나도 충분하다.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목소리를 듣다 보면, 오늘도 누군가 나를 챙기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1위. 혼자라도 끼니를 제때 차려 먹었다

저녁 안부 전화에 “혼자 먹는데 뭘 차려, 대충 때웠다”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다. 하는 사람은 별일 아니라는 뜻으로 한 말이다. 그러나 전화를 건 자식은 속으로 ‘아버지가 또 라면으로 넘기셨구나’ 싶어 그날 밤 쉽게 잠들지 못한다. 끼니를 걸렀다는 말이 듣는 사람에게는 ‘요즘 잘 못 지낸다’는 말로 들린다.

끼니가 흐트러지면 잠과 기운도 함께 흐트러지기 쉽다. 첫해를 잘 넘긴 분들은 차림보다 시간을 지켰다. 반찬은 두어 가지면 되고, 밥은 한 번에 지어 한 공기씩 얼려 두면 된다. 다만 식탁에 앉는 시각만큼은 둘이 살던 때처럼 지켰다. 정해진 때에 수저를 드는 일이 하루 세 번 생활의 시계를 다시 맞춰 준다.

첫해가 유독 긴 까닭은 날마다 처음 겪는 일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혼자 맞는 첫 명절이 있고, 혼자 넘기는 첫 기일이 있다. 그 긴 시간을 버티게 한 힘은 큰 결심보다 날마다 되풀이한 작은 약속에서 나왔다.

오늘 저녁상에 수저를 놓을 시각, 내일 전화를 걸 사람 한 명, 이번 주에 집을 나설 요일 하나. 셋 가운데 하나만 먼저 정해 두어도 내일은 조금 덜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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