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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이 통장에 들어오면 이 돈을 그냥 두면 안 될 것 같은 생각부터 드십니까? 그 조급함이 노후 자금을 가장 빨리 비우는 출발점이 되기도 합니다. 동네에 빈 점포가 눈에 띄고 아는 사람이 같이 해 보자고 하면 마음은 더 급해집니다.
창업 상담 현장에서는 은퇴 후 문을 열었다가 몇 년 안에 접는 가게를 어렵지 않게 봅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돈만 쓰고 끝나기 쉬운 창업 유형 세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3위. 분위기에 끌려 여는 개인 카페
“커피 좋아하니까 손님 오면 이야기 나누면서 하면 되지” 하고 가족에게 말하면, 배우자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아침 일찍 문 열고 밤늦게 닫는 일을 누가 감당할지 걱정합니다. 자녀도 말리면 서운해하실까 봐 입을 다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카페는 손님으로 앉아 있을 때와 주인으로 서 있을 때가 전혀 다릅니다. 임대료와 재료비, 하루 종일 서서 버티는 체력까지 따져야 하고, 웬만한 동네에는 이미 비슷한 가게가 여럿 있습니다. 꼭 차리고 싶다면 다른 카페에서 몇 달이라도 일해 보고, 하루 매출이 얼마여야 버틸 수 있는지 계산해 본 뒤에 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2위. 본사에 기대는 프랜차이즈
창업 설명회에서 “본사가 다 알아서 해 드립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놓입니다. 그런데 가맹점을 먼저 해 본 사람은 그 말을 ‘본사가 정한 대로만 해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입니다.
가맹비와 인테리어비, 교육비를 합치면 보통 수천만 원에서 억 단위까지 들어가고, 재료도 본사가 정한 가격으로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출이 시원찮아도 계약 기간 중에는 쉽게 빠져나오기 어렵습니다. 계약 전에 정보공개서를 꼼꼼히 받아 보고, 같은 브랜드 가맹점주 여러 명을 직접 찾아가 실제 수익을 물어보십시오.
1위. 역할과 지분을 정하지 않은 지인 동업
오랜 친구가 “우리 사이에 서류가 무슨 필요가 있어”라고 하면, 계약서 이야기를 꺼낸 쪽이 오히려 야박한 사람이 된 것 같아 그냥 넘어갑니다. 상대는 그 침묵을 서로 믿는다는 뜻으로 받아들이지만, 이쪽은 마음 한구석에 불안을 안은 채 시작하게 됩니다.
장사가 잘되면 누가 더 일했는지, 안 되면 누가 손해를 더 질지를 두고 다툼이 생깁니다. 돈도 잃고 수십 년 친구도 잃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함께하기로 했다면 출자 금액과 지분, 각자 맡을 일, 그만둘 때 정산하는 방법을 처음부터 글로 남겨 두는 편이 서로를 지키는 길입니다.
은퇴 후 창업은 실패했을 때 다시 일어설 시간이 넉넉하지 않습니다. 퇴직금을 한 번에 다 넣지 말고, 잃어도 생활이 흔들리지 않을 만큼만 쓰겠다는 선을 먼저 정해 두십시오.
점포를 계약하기 전에 며칠이라도 그 앞에 서서 오가는 사람을 직접 세어 보는 것만으로도 판단이 달라집니다. 서두르지 않는 쪽이 결국 돈을 지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