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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처음 받은 건강보험료 고지서에 회사 다닐 때보다 많은 금액이 찍혀 있지 않던가요? 고지서가 잘못 온 게 아닙니다. 월급은 끊겼는데 보험료는 오르는 일이 은퇴 첫해에 흔하게 벌어집니다.
대부분은 가입 자격이 바뀌는 시점을 미리 몰라서 생기는 일입니다. 퇴직 직후 보험료가 갑자기 오르는 이유 세 가지와, 각각 어떻게 대비하면 되는지 정리했습니다.
3위. 직장가입자에서 지역가입자로 바뀌었습니다
첫 고지서를 들고 공단에 전화하면 상담원에게서 “이제 지역가입자로 전환되셔서 재산도 함께 반영됩니다”라는 설명을 듣게 됩니다. 듣는 쪽은 버는 돈도 없는데 사는 집 한 채에 보험료를 매긴다니 억울한 마음부터 듭니다.
회사에 다닐 때는 월급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매겼고, 그 절반은 회사가 냈습니다. 지역가입자가 되면 소득뿐 아니라 주택이나 토지 같은 재산까지 따져서 보험료를 계산하고, 그 금액을 전부 본인이 냅니다. 퇴직 전에 공단 누리집이나 고객센터에서 지역가입자 예상 보험료를 미리 조회해 보시면 첫 고지서를 받고 당황할 일이 줄어듭니다.
2위. 임의계속가입 신청 기한을 놓쳤습니다
먼저 퇴직한 동료가 “나는 임의계속가입 해서 몇 년 동안 회사 다닐 때만큼만 냈어”라고 하는 말을 듣고서야 이 제도를 처음 알게 되는 분이 많습니다. 서둘러 알아보면 이미 기한이 지났다는 답이 돌아옵니다. 그때부터는 더 내는 보험료보다 미리 몰랐다는 사실이 더 속상합니다.
임의계속가입은 퇴직 전 일정 기간 이상 직장가입자였던 사람이 퇴직 후 최대 3년 동안 직장 시절 본인 부담 수준의 보험료를 낼 수 있게 한 제도입니다. 지역가입자 보험료가 더 높게 나올 때 특히 도움이 됩니다. 다만 지역가입자로 바뀐 뒤 처음 받은 고지서의 납부기한에서 2개월 안에 신청해야 하고, 이 기한이 지나면 신청할 수 없습니다. 퇴직 날짜가 정해졌다면 신청 조건부터 미리 확인해 두십시오.
1위. 자녀의 피부양자 자격에서 빠졌습니다
연금을 받기 시작하고 얼마 뒤 자녀에게서 “아버지 이제 피부양자에서 빠지셔서 따로 보험료가 나온대요”라는 연락이 옵니다. 말하는 자녀는 미안해합니다. 듣는 부모는 짐이 될까 봐 아무렇지 않은 척하지만 속으로는 한동안 마음이 무겁습니다.
피부양자로 남으려면 소득과 재산이 일정 기준을 넘지 않아야 합니다. 국민연금 같은 공적연금과 이자·배당 같은 금융소득 등을 합한 연 소득이 보통 2천만 원 정도를 넘으면 자격을 잃을 수 있습니다. 연금 수령 방식을 정하거나 목돈을 굴리기 전에 합산 소득이 얼마나 되는지 먼저 계산해 보십시오. 기준에 가깝다면 수령 시기나 방법을 조정할 여지가 있는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은퇴 후 건강보험료는 소득이 줄었다고 해서 저절로 줄지 않습니다. 가입 자격이 바뀌는 순간 보험료를 계산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퇴직이 다가온다면 지역가입자 예상 보험료, 임의계속가입 조건, 피부양자 기준을 미리 확인해 두십시오. 첫 고지서를 받은 뒤에 알아보는 것보다 받기 전에 챙기는 편이 훨씬 수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