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새 20% 넘게 빠진 날 나온 ‘내년 1만’…5533에서 80% 넘게 올라야 닿는 숫자

코스피가 하루 만에 3.5% 넘게 주저앉은 날, 여당에서 “내년 코스피 1만 포인트”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수가 이달 초 고점에서 3주 만에 20% 이상 증발한 시점이어서, 시장이 체감하는 현실과 정치권의 낙관 사이에 간극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 5500선 내준 날의 ‘1만’ 발언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전망치를 보면 1만 포인트 이상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01.89포인트(3.52%) 내린 5533.77에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5485.98까지 떨어져 5500선을 일시적으로 내주기도 했다.

지수는 이달 2일 7003.74를 찍으며 ‘7천피’를 회복했지만, 이후 내리막이 이어지면서 불과 3주 만에 고점 대비 20% 넘게 밀렸다. 시가총액의 약 47%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각각 4.03%, 5.80% 하락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 정당 지지도 설명 중 나온 낙관론

해당 발언은 증시 전망을 주제로 한 자리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다. 김민석 대표에 대한 부정 평가가 높게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경제 여건이 좋아질 것이라는 근거로 언급됐다.

조 대변인은 유럽과 남미 사례를 들며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지금 대한민국의 물가가 안정돼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40년 만에 높은 성장률을 다시 달성하고 있는데 서민 민생경제로 아직 환류되지 않고 있다”며 성장의 과실이 가계로 이어지지 못한 점은 인정했다. 미래대응기금 등을 통해 내년에는 성과가 민생에 반영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 숫자로 본 ‘1만’까지의 거리

수치로 따져보면 목표와 현실의 차이는 분명하다. 22일 종가 5533.77에서 1만 포인트에 도달하려면 지수가 약 80.7% 올라야 한다. 이는 지난 6월 22일 세운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9114.55보다도 9.7%가량 높은 수준이다. 현재 지수는 그 고점보다 39% 이상 낮은 위치에 있다.

증권가 전망과 비교해도 차이가 난다. 비교적 낙관적인 편으로 분류되는 한화투자증권은 22일 내놓은 2027년 전망에서 코스피 목표치를 8500으로 제시했고, 예상 밴드 상단은 9300이었다. 여당 대변인이 언급한 1만 포인트는 이 밴드 최상단보다도 700포인트 높다.

◇ 시장은 수급 공백과 AI 수익성 의구심에 흔들려

시장 내부 사정도 녹록지 않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사상 최고치 이후인 6월 23일부터 10월 22일까지 82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84조6624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23조1931억원)과 기관(7조1262억원)의 순매수는 외국인 매도 규모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코스피의 이달 수익률은 19일 기준 -15.65%로 주요국 증시 가운데 가장 낮았다.

여기에 메타가 3분기 잉여현금흐름 적자 전환과 함께 내년도 설비투자 가이던스를 내놓지 않으면서, AI 투자의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반도체 대형주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를 압박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음 주까지 미국 하이퍼스케일러와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실적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변동성은 피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결국 ‘1만 코스피’는 외국인 자금의 복귀와 AI 업황에 대한 신뢰 회복이 동시에 이뤄져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하루 3%대 등락이 일상이 된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더 주목하는 것은 장밋빛 목표치보다 당장의 바닥이 어디인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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