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사상 최고치가 오히려 꼭짓점이었다…7034로 문 연 10월 6일, 종가 6941 이후 6거래일 19.98% 추락

10월 6일 오전 9시 1분, 한국거래소 시세판의 출발은 좋았다. 코스피는 직전 거래일 대비 30.51포인트(0.44%) 높은 7034.25를 가리켰다. 나흘 전인 10월 2일 7003.74로 ‘7천피’를 되찾은 지수가 7000선 위에서 한 단계 더 올라서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날 아침은 반등의 출발점이 아니었다. 3주에 걸친 급락이 이날부터 시작됐다.

◇ 밤사이 뉴욕발 호재, 아침 시장은 낙관

전날 밤 뉴욕증시는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가 이끌었다. 나스닥 지수는 1.05% 올라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고, S&P500지수는 0.66%, 다우지수는 0.18% 상승했다. 미국 기술주 강세가 아시아 장 초반 매수 심리로 이어졌다.

개장 직후 수급도 우호적이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12억원, 기관은 556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932억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권에서는 삼성전자, SK스퀘어, 삼성전기,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KB금융, 삼성생명이 오름세였다. 코스닥지수도 10.25포인트(1.15%) 오른 903.54로 900선 위에서 움직였다.

다만 이 장면에도 균열은 있었다. 지수 상승에도 시총 2위 SK하이닉스는 약세로 출발했다. 코스닥에서는 외국인이 610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장 초 외국인 순매수 312억원도 이후 하루에 조 단위로 쏟아진 외국인 매도 물량에 비하면 작은 규모였다.

◇ 같은 날 끝난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이날 코스피는 6941.39로 장을 마쳤다. 아침의 7034선을 지키지 못하고 하락 마감한 것이다. 이날은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을 마친 날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8월 24일부터 10월 6일까지 약 15조원을 들여 자사주 5685만6305주를 사들였다.

이 매수세의 비중을 보려면 수급 전체를 봐야 한다. 6월 22일 코스피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9114.55를 기록한 다음 날부터 10월 22일까지 82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84조6624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과 기관의 순매수는 각각 23조1931억원, 7조1262억원이었다. 외국인 매물 대부분을 받아낸 주체는 54조2213억원을 순매수한 기타법인이었고, 그 대부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었다. 두 회사가 투입한 금액은 약 55조원이다.

결국 10월 6일은 외국인 매도를 받아주던 대형 매수 주체 하나가 시장에서 빠진 날이었다. 나스닥 호재에 따른 아침 상승은 수급 구조의 변화를 가릴 만큼 크지 않았다.

◇ 개인 매수 여력도 이미 줄어든 상태

빈자리를 메울 개인 자금도 넉넉하지 않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10월 중순 약 100조원으로, 6월 중순 130조원보다 30조원 줄었다. 한때 80조원에 이르던 하루 거래대금은 8월 중순 이후 30조원을 밑돌고 있다. 거래가 얇은 시장에서는 작은 악재에도 지수가 크게 흔들린다.

이후 흐름이 이를 보여준다. 코스피는 10월 6일부터 12일까지 4거래일 연속 내리며 8.85% 빠졌고, 12일에는 6384.24로 마감했다. 13일에는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서버용 D램 출시 계획 등 반도체 경쟁 심화 우려가 겹치며 5.46% 급락해 6035.35에 마감했다. 15일에는 7.57% 떨어진 5554.22로 장을 마쳤고,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동시에 발동됐다. 6일 종가 6941.39와 비교하면 6거래일 만에 19.98% 하락한 것이다.

◇ 그날 아침이 남긴 숫자

10월 6일 아침의 지표는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미국 기술주는 최고치였고, 외국인과 기관은 매수 쪽이었으며, 지수는 7000선 위에 있었다. 하지만 지수를 받치던 자사주 매입이 그날로 끝났고, 외국인 순매도 누적액은 80조원을 넘어서고 있었다. 장 초반 순매수 312억원은 그 흐름에서 잠깐 나타난 예외에 가까웠다.

시장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도 10월 21일 마무리된 만큼 비슷한 흐름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월 6일은 외부 호재에 따른 지수 상승보다 국내 수급 구조가 지수 방향을 좌우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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