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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두 편을 내리 보고 일어서는데 무릎이 잘 펴지지 않은 적이 있는가. 그 뻣뻣함은 잠깐의 불편이 아니라 몸이 보내는 경고에 가깝다. 은퇴 뒤 하루가 길어지면 TV 앞 소파가 가장 오래 머무는 자리가 되기 쉽다. 오래 앉아 있으면 다리의 혈액 순환이 느려지고 근육과 관절이 굳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로 운동하라는 말이 아니다. 앉아 있는 시간을 중간중간 끊어 주기만 해도 몸이 받는 부담은 달라진다. TV를 끄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습관을 순위로 정리했다.
3위. 물과 리모컨을 일부러 멀리 두기
손 닿는 곳에 모든 것을 두면 편하지만 그만큼 일어날 이유가 사라진다. 물컵은 부엌 식탁에, 리모컨은 TV 옆 선반에 두어 몇 걸음 떨어뜨려 놓는 것이 좋다.
물을 마시러 갈 때마다 몸을 일으키게 되고, 물을 자주 마시면 화장실에 가는 걸음도 늘어난다. 의지에 기대지 않고 생활의 배치가 몸을 움직이게 만드는 셈이다.
2위. 앉은 채로 발목 돌리고 종아리 올리기
일어서기 아까운 장면이 이어질 때는 앉은 자리에서라도 다리를 움직이면 된다. 발목을 천천히 안팎으로 돌리고, 발끝을 바닥에 댄 채 뒤꿈치를 들었다 내리기를 반복한다. 종아리 근육은 다리의 피를 위로 올려 보내는 데 관여해 흔히 ‘제2의 심장’이라 불린다.
이 동작은 소리도 나지 않고 화면에서 눈을 뗄 필요도 없다. 한 번에 오래 하기보다 생각날 때마다 열 번 남짓 짧게 반복하는 편이 이어 가기 쉽다. 발목이나 무릎이 아프다면 움직이는 범위를 줄여야 한다.
1위. 30분~1시간마다 일어나 가볍게 걷기
가장 중요한 것은 앉아 있는 시간을 길게 이어 붙이지 않는 것이다. 30분에서 한 시간에 한 번은 일어나 거실을 한 바퀴 돌거나 베란다까지 다녀오면 충분하다. 광고가 나오거나 한 회가 끝나는 순간을 신호로 삼으면 시계를 따로 볼 필요가 없다.
다만 오래 앉았다 갑자기 일어나면 어지러울 수 있으니 잠시 서서 몸을 세운 뒤 걷는 것이 안전하다. 몇 분의 걸음은 대단해 보이지 않지만 하루에 여러 번 쌓이면 굳은 몸을 풀어 주는 힘이 된다.
노후의 건강은 거창한 결심보다 하루의 작은 틈에서 갈린다. TV 보는 시간을 줄이기 어렵다면 그 시간을 끊어 쓰는 법부터 익히면 된다. 다리가 자주 붓거나 한쪽 종아리만 유난히 아프다면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광고가 나오면 일어선다. 오늘부터 지킬 것은 이 한 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