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로하러 간 병실에서 오히려 환자 가족의 한숨을 늘리고 있지는 않으십니까? 반가운 얼굴이라도 준비 없이 들어서면 그날 하루 간병 계획이 통째로 흐트러지는 집도 있습니다. 지인이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중년들은 일단 찾아가는 것이 도리라고 여기기 쉽고, 손에 무언가를 들고 가야 마음이 놓입니다.
하지만 병실 안 사정은 밖에서 짐작하는 것과 다를 때가 많습니다. 환자와 곁을 지키는 가족이 속으로 곤란해하는 병문안 실례를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3위. 환자가 먹지 못하는 음식이나 둘 데 없는 선물 들고 가기
병실 문을 열며 “몸보신하라고 곰국 한 솥 끓여 왔어” 하고 보따리를 내미는 분들이 있습니다. 가족은 고맙다고 받아 들면서도 속으로는 지금 금식 중인데 이걸 어디에 두나 하는 생각부터 합니다. 다인실이라면 냉장고 한 칸 비우기도 쉽지 않습니다.
수술 전후나 치료 중인 환자는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큰 과일 바구니나 화분은 좁은 병실에서 짐이 되기 쉽고, 생화 반입을 받지 않는 병원도 있습니다. 무엇이 필요한지 가족에게 미리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마땅한 것이 없다면 간병하는 가족이 요긴하게 쓸 작은 물건이나 봉투로 마음을 전하는 편이 무난합니다.
2위. 병명과 예후를 캐묻고 비슷한 환자 이야기 늘어놓기
침대 곁에 앉자마자 “그래서 몇 기래? 우리 처남도 같은 병이었는데” 하며 말을 잇는 경우가 있습니다. 묻는 사람은 관심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환자는 아직 의사에게도 확답을 듣지 못한 이야기를 남 앞에서 꺼내야 합니다. 처남이 어떻게 됐는지 듣는 동안 가족의 얼굴은 점점 굳어 갑니다.
같은 병이라도 경과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다른 환자의 사례는 위로보다 불안으로 남기 쉽습니다. 좋은 결과든 나쁜 결과든 마찬가지입니다. 병 이야기는 환자가 먼저 꺼낼 때만 조용히 들어 주시면 됩니다. 그 밖에는 얼굴 보니 반갑다는 정도의 안부로 충분합니다.
1위. 가족에게 묻지 않고 불쑥 찾아가기
“근처 왔다가 얼굴이나 보려고 들렀어”라는 말은 듣는 쪽에 반갑게만 들리지 않습니다. 환자는 씻지도 못한 모습을 보인 것이 민망합니다. 가족은 검사 시간에 맞춰 짜 둔 하루가 어그러져 속으로 꼭 지금이어야 했나 싶어집니다.
면회 시간과 인원을 제한하는 병원이 많고, 몸이 약해진 환자에게는 외부 방문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찾아가기 전에 가족에게 연락해 괜찮은 시간을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지금은 어렵다는 답이 오면 그대로 따르는 것이 배려입니다. 머무는 시간도 짧게 잡는 편이 서로 편합니다.
병문안은 환자를 위한 시간입니다. 찾아간 사람이 도리를 다했다고 확인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미리 연락하고, 병을 캐묻지 않고, 받는 쪽이 곤란하지 않을 것을 고르기만 해도 마음은 충분히 전해집니다. 지쳐 있는 가족에게는 길게 머무는 손님보다 짧은 안부 한마디가 더 오래 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