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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에서 무심코 건넨 한마디가 상주에게는 오래 남는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위로하려던 말이 오히려 유족의 마음을 할퀴는 일은 생각보다 흔합니다. 장례식장에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어색함을 메우려고 익숙한 말을 꺼내기 쉽습니다.
그런데 그 익숙한 말 가운데 상당수가 유족에게는 듣기 괴로운 말입니다. 어떤 말을 삼가야 하는지, 대신 무엇을 건네면 좋은지 차례로 짚어 드립니다.
3위. 고인이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캐묻는 질문
“어디가 편찮으셨어요?”, “갑자기 그러신 거예요?” 같은 질문은 관심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상주에게는 가장 힘든 순간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말입니다. 조문객이 몰리면 같은 설명을 몇 번이고 되풀이해야 해서 지친 마음이 더 무너집니다.
궁금하더라도 묻지 않는 것이 예의입니다. 상주가 먼저 이야기를 꺼낼 때만 조용히 들어 주시면 충분합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말없이 고개 숙여 인사하는 편이 어설픈 질문보다 훨씬 낫습니다.
2위. “그래도 오래 사셨잖아요” 하고 견주는 말
다른 집 사정과 비교하거나 고인의 삶을 평가하는 말은 위로가 되기 어렵습니다. “더 일찍 떠나는 사람도 많은데”, “고생 안 하고 가셨으니 다행이죠” 같은 말은 슬픔의 크기를 남이 재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가족을 잃은 슬픔은 함께한 세월이 길다고 줄어들지 않습니다.
이별의 무게를 따지는 말 대신 마음을 헤아리는 짧은 한마디를 고르시기 바랍니다. “얼마나 상심이 크십니까”,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정도면 충분합니다. 말이 짧을수록 진심은 오히려 또렷하게 전해집니다.
1위. “호상이네요”처럼 고인의 나이를 들먹이는 말
가장 조심해야 할 말은 고인의 연세를 앞세운 말입니다. 조문객은 덕담처럼 꺼내지만 상주에게는 ‘나이가 많았으니 덜 슬퍼해도 된다’는 뜻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호상이라는 말은 남은 가족이 스스로 할 수는 있어도 조문객이 먼저 붙여 줄 말이 아닙니다.
연세를 굳이 입에 올릴 필요는 없습니다. 고인과 인연이 있었다면 “늘 따뜻하게 대해 주셨던 분이셨습니다”처럼 기억 하나를 짧게 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나이가 아니라 고인이라는 사람을 기억해 주는 말이 유족에게 오래 남습니다.
빈소에서 조문객의 역할은 슬픔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곁을 지켜 주는 것입니다. 말을 많이 할수록 실수할 가능성도 커집니다.
묻지 말고, 견주지 말고, 나이를 꺼내지 말고, 짧은 한마디나 고개 숙인 인사로 마음을 전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