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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뒤 집에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사소한 말다툼도 잦아진다. 문제는 싸움 그 자체보다 그 뒤에 이어지는 침묵이다. 한 지붕 아래에서 며칠씩 말을 섞지 않으면 집이 가장 불편한 곳이 된다.
오래 함께 산 부부라고 싸우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다툰 뒤 제자리로 돌아오는 길을 알고 있을 뿐이다. 냉전을 길게 끌지 않는 부부들이 지키는 습관을 정리했다.
4위. 지난 일까지 끌어와 판을 키우지 않는다
오늘 다툼의 원인은 대개 하나다. 그런데 화가 오르면 몇 년 전 일까지 꺼내 상대의 잘못을 줄 세우게 된다. 그 순간 싸움은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이겨야 할 재판이 된다.
화해가 빠른 부부는 오늘 일을 오늘 일로만 다룬다. 묵은 서운함이 있다면 마음이 가라앉은 날 따로 꺼내는 편이 낫다. 쟁점이 하나여야 사과도 한 번으로 끝난다.
3위. 싸운 날에도 밥상은 함께 차린다
말이 없어도 마주 앉아 밥을 먹는 일은 관계가 끊기지 않았다는 신호가 된다. 각자 방에서 끼니를 때우기 시작하면 냉전이 생활의 형식으로 굳어 버린다.
식탁에서 억지로 대화를 시작할 필요는 없다. 반찬 그릇을 상대 쪽으로 밀어 주는 정도면 충분하다. 같은 시간에 같은 밥을 먹다 보면 다음 말을 꺼낼 틈이 저절로 생긴다.
2위. 사과에 조건을 달지 않는다
“미안한데 당신도 그러지 않았느냐”는 말은 사과처럼 들리지만 실은 반격이다. 뒤에 붙은 한마디 때문에 앞의 미안함은 지워지고 싸움은 처음으로 돌아간다.
사과는 내 몫만 떼어 건네는 것이다. 상대의 잘못은 상대가 스스로 돌아볼 때까지 기다린다. 먼저 조건 없이 고개를 숙인 쪽이 지는 것이 아니라 집안의 공기를 되돌리는 쪽이다.
1위. 화해를 다음 날로 미루지 않는다
하룻밤을 넘긴 서운함은 생각보다 단단하게 굳는다. 등을 돌린 채 잠들어 아침을 맞으면 먼저 말을 거는 일이 그만큼 더 어려워진다.
그날 안에 말로 풀기 어렵다면 짧은 메모를 남기는 것도 방법이다. “아까는 내가 말이 심했다” 한 줄이면 된다. 긴 해명보다 짧은 인정이 상대의 마음을 먼저 연다.
나이가 들수록 배우자는 가장 오래 곁에 남을 사람이다. 싸움을 피할 수는 없어도 그 뒤의 침묵을 줄이는 일은 각자의 몫이다.
오늘 다툼이 있었다면 잠들기 전에 조건 없는 한마디를 건네면 된다.
